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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만 MBC PD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가 주최하는 CEO포럼에 연사로 참여
작성자 조지영 작성일 2023.01.13 조회수 538

아마존의 눈물, 남극의 눈물, 곰···. 김진만 MBC PD는 이들을 기획하며 사라져 가는 지구를 봤다. 녹은 빙하로 먹이를 구하지 못해 새끼의 죽음을 지켜만 봐야 하는 펭귄, 굶주림을 견디지 못해 마을로 내려왔지만 인간들의 총질에 내쫓기는 북극곰, 불타는 아마존에서 살 길이 없어진 원주민 등이다. 그는 3년간 지구 5바퀴를 돌며 기후변화로 고통받는 지구의 곡소리를 들었다.
김 PD는 "정보는 보통 여럿이 알면 힘이 약해진다. 주식, 부동산 등이 대표적"이라며 "우린 나누면 나눌수록 가치가 커지는 정보를 다룬다. 환경·인권은 나눌수록 강해진다. 우리가 다큐를 통해 환경이슈를 계속해서 따라가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난 26일 대전 유성구 골프존 조이마루에서 개최된 CEO포럼에 그가 자리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사회적 책임이 있는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그 시급성을 공유하기 위함이다. 이번 CEO 포럼은 대전광역시, 대전테크노파크, 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대덕넷(HelloDD)이 주최·주관, 골프존이 후원으로 참여했다.

이날 함께한 100여명의 대전 중소·벤처 기업인들은 모니터에서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김 PD의 재치있는 농담에 웃기도 잠시, 생생하다 못해 처참한 지구 반대편 모습에 적막만이 흘렀다. 막대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깨우친 듯한 눈빛이었다.

◆ 리얼 다큐 PD가 본 '지구 현주소'

지구 반대편을 보자. 북극곰이 녹는 빙하로 바다를 건너지 못해 먹이를 못 구한다는 사실은 이미 십여년 전부터 들어왔던 이야기다. 어쩌면 이젠 당연해진 현상에 큰 감회가 안 느껴질 수도 있는 현실이다. 김 PD는 이를 간파했다. 그가 담아 온 생생한 영상과 사진은 무던함을 긴박함으로 뒤바꾸기 충분했다.

남극은 호주보다도 훨씬 넓은 대륙이다. 2000m 두께에 달하는 빙하로 덮여있는데, 이 무게가 크면 육지에서 벗어나 바다로 흘러내린다. 빙붕이다. 여기서 쪼개져나가는 게 바로 빙산이다.

수천년 동안 빙산이 나왔다. 문제는 극심한 지구온난화로 이젠 빙붕이 무너지고 있다. 빙붕 자체가 곧 빙산이 되는 것이다.

김 PD는 이 과정에서 남극의 베처바이즈섬을 봤다. 이곳의 펭귄들은 바다에서 먹이를 배에 저장한 뒤 다시 돌아와 음식을 게워내 새끼들을 먹인다. 바다는 곧 이들에게 안식처이자 생계유지의 근원이다.

문제는 대전보다 큰, 작은 나라만 한 빙붕들이 쪼개지면서 섬을 가로막는다. 펭귄들은 나가지 못하고 굶주림에 발만 동동 구른다. 나가더라도 큰 빙붕들을 헤치고 돌아오는 과정에서 이미 먹이는 소화된다. 아무리 게워내려 해도 새끼들에게 줄 먹이는 없다.

서식지를 오래 비워두는 탓에 새끼들은 갈매기의 먹이가 되기도 한다. 그렇게 새끼 1500마리 중 살아서 바다로 가는 펭귄은 연간 10마리가 채 안된다. 죽어가는 자식을 눈앞에서 보고만 있어야 하는 부모의 현실이다.

북극곰은 어떨까. 바다가 얼지 않아 북극으로 가지 못하는 북극곰들은 결국 굶주림에 이누이트 마을로 내려온다. 김 PD가 방문한 알래스카의 카토빅이란 마을엔 이러한 북극곰들로부터 안전하고자 집집마다 큰 개를 키운다. 위험해지는 상황엔 가차 없이 총을 쏜다. 북극곰들은 굶주린 배와 놀란 가슴을 잡고 방황할 뿐이다. 인간 때문에 고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데 말이다.

김 PD는 "일본 홋카이도의 불곰들은 야위다 못해 앙상하다"며 "이상 기후로 주식인 연어가 회귀하지 않기 때문이다. 동족포식이 늘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 원주민이 알려준 '불편함'의 미덕

기후변화는 이제 인류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호주는 6개월간 산불이 지속됐으며, 남태평양 국가들은 만조 시 육지로 물이 차오르고 있다. 미국, 프랑스, 독일은 엄청난 가뭄에 물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모두 김 PD가 직접 본 현장이다.

아마존의 원주민들은 갈 곳을 잃고 있다. 산업 발전을 명분으로 한 무분별한 산림 파괴가 그 원인이다. 이곳의 아쿤슈 부족은 그렇게 내몰리고 쫓기며 현재 6명만이 남았다. 김 PD는 이번 세대가 이 부족의 마지막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김 PD는 다큐 '아마존의 눈물'을 찍으며 수많은 원주민들과 함께 했다. 그중 문명을 받아들인 마티스 부족은 총으로 사냥하고 모터보트로 강을 건넌다. 행복해지려고 문명을 수용했지만 결과는 그렇지 않았다. 더 쉽게 사냥할 수 있으니 필요 이상의 동물들을 잡아들였다. 변색된 사냥터는 동물들의 씨를 말렸다. 생계유지에 들어가는 비용은 늘어나며 이들을 불행으로 몰고 갔다.

반면 문명을 받아들이지 않은 조에족은 달랐다. 본인들의 생계가 곧 자연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만큼 함부로 다루지 않았다. 필요한 만큼의 자원만 얻어갔다. 숲에 대한 절실함과 애정이 있기 때문이다.

김 PD는 "조에족을 촬영할 때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됐다"며 "문명을 아는 부족들은 우리 것을 탐내거나 훔쳐가기도 했지만, 조에족은 그렇지 않았다. 그들은 항상 행복해 보였다. 행복의 척도가 문명에 있었다면 조에족은 없었을 것"이라고 되돌아봤다.

그는 원주민을 통해 우리가 '불편함'에 대해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불편함을 감수한다는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알아야 한다는 뜻이다.


김 PD는 "우리가 원주민처럼 살 순 없지만 불편함 감수에 대해선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재활용부터 절약까지 환경보호는 귀찮고 불편한 것투성이다. 하지만 이들을 견뎌야 방법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이어 "요즘 MZ세대들은 이런 불편함을 잘 견딘다. 친환경 상품은 비교적 비싼데, 그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이들은 잘 애용하는 경향이 있다. 지금 환경에 대해 고민하는 게 곧 미래에 대한 준비다. 모두가 각별히 생각해봤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선 대전 중소·벤처기업인들을 대상으로 한 시상과 이웃돕기 성금 전달식이 이어졌다.


출처
https://www.hellodd.com/news/articleView.html?idxno=99089